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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이의 학원 고민, 설득보다 공감을

by MC옹알이III 2025. 7. 16.

아이의 말에 공감하는 부모
아이의 말에 공감하는 부모

 

우리 아이가 갑자기 "엄마, 학원 그만두고 싶어"라고 말했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첫 반응은 "왜?"였고, 그 다음엔 "그래도 계속 다녀야지"였다. 하지만 아이 얼굴을 보니 뭔가 심각해 보였다. 그제서야 내가 너무 성급하게 반응했다는 걸 깨달았다. 많은 부모들이 나처럼 아이가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일단 말리려고 하는 것 같다. 학원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 있고, 아이 성적도 걱정되니까 당연한 반응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건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었다. 아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짜로 들어보는 게 먼저였다.

 

아이 마음 먼저 들여다보기

처음에는 정말 이해가 안 됐다. 학원에서 성적도 오르고 있었고, 선생님도 우리 아이가 잘한다고 하셨는데 갑자기 왜 그만두고 싶다는 건지 말이다. 그래서 처음엔 "그래도 조금만 더 다녀보자"라고 달래려고 했다. 근데 아이 표정이 정말 심각하더라. 그냥 투정부리는 게 아니라 진짜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그때서야 내가 아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가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나는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무작정 말리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마음을 바꿔서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기로 했다. "왜 학원을 그만두고 싶은지 엄마한테 얘기해줄래?"라고 물어봤더니, 아이가 그제서야 자기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학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수업 진도도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했다. 또 매일 숙제에 쫓겨서 다른 걸 할 시간이 없어서 답답했다고도 했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아이가 왜 학원을 그만두고 싶어했는지 이해가 됐다. 내가 보기엔 성적이 오르고 있어서 괜찮아 보였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었던 거다. 그때 깨달은 게, 아이의 학습 성과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거였다.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학원에 다니고 있는지, 거기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아이 말을 끝까지 들어보니,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었다.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학원 환경이나 수업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던 거다.

 

설득하려다가 실패한 경험들

사실 처음에는 아이를 설득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다. "다른 애들도 다 힘들어하면서 다니는 거야", "조금만 참으면 익숙해질 거야", "성적이 올라가고 있잖아" 이런 말들을 했는데, 아이 반응이 점점 안 좋아지더라. 심지어는 "학원비가 얼마나 비싼지 아니?"라는 말까지 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 같은 소리였다. 아이한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말을 왜 했을까 싶다. 이런 식으로 설득하려고 하니까 아이는 점점 마음을 닫았고, 나한테 자기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 날은 아이가 "어차피 엄마는 내 말 안 들어줄 거잖아"라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때 정말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이는 자신의 말이 무시당한다고 느끼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아이 말을 끝까지 들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해보기로 했다. 다시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너를 이해하고 싶어서 그래. 네가 어떤 기분인지 자세히 얘기해줄래?"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이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학원에서 선생님이 너무 빨리 설명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질문하고 싶어도 분위기상 못하겠다는 것, 친구들이 자기보다 잘해서 위축된다는 것 등등. 이런 구체적인 얘기들을 들으니까 아이가 왜 학원을 힘들어하는지 정말로 이해가 됐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아이의 실제 상황은 파악하지 않고, 그냥 내 생각대로만 판단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공감했더니 달라진 우리 대화

아이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사이에 대화가 정말 많이 늘었다. 전에는 학원에서 돌아오면 "오늘 뭐 배웠어?"라고 물어봐도 "그냥요"라고 대답하고 끝이었는데, 이제는 학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얘기해준다. 어떤 수업이 재밌었는지, 어떤 부분이 어려웠는지,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냈는지까지. 처음에는 아이가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때 막막했는데, 이제는 아이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고 있다. 예를 들어서 수업 진도가 너무 빠르다고 하니까, 학원 선생님과 상담을 해봤다. 그랬더니 선생님도 우리 아이가 조용한 편이라 질문을 잘 안 해서 이해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아이한테는 모르는 게 있으면 꼭 질문하라고 용기를 주고, 선생님께는 우리 아이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좀 더 체크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또 친구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학원에서 진행하는 소그룹 활동에 참여해보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아이가 부담스러워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다른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니까 아이도 학원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가 자기 문제를 엄마한테 말하면 함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학원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도 많이 얘기해준다. 친구와 싸웠을 때도, 시험이 어려웠을 때도 나한테 먼저 얘기를 한다. 전에는 혼날까봐 안 좋은 일들은 숨기려고 했는데, 이제는 뭐든지 터놓고 얘기한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내가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설득하려고만 했다면 지금까지도 서로 마음의 벽을 쌓고 있었을 텐데, 공감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관계가 훨씬 좋아졌다.

 

지금도 계속 배워가는 중

아이가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던 그 사건을 통해서 나는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가장 큰 깨달음은 아이도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거였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실제로는 잘 잊고 지내는 것 같다. 아이가 뭔가를 원하거나 싫어할 때, 그게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부모로서 내 역할은 아이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도 가끔은 실수한다. 아이가 뭔가 문제를 제기하면 본능적으로 "그래도..."라고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의식적으로 아이 말을 먼저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와의 관계가 정말 좋아졌다. 예전에는 숙제했는지, 준비물 챙겼는지 이런 걸로만 대화했다면, 이제는 아이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한다. 가끔 아이가 "엄마는 내 말을 잘 들어줘서 좋아"라고 말할 때면 정말 뿌듯하다. 학원 문제는 결국 아이와 함께 해결책을 찾았다. 완전히 그만두는 대신 수업 방식을 바꿔보고, 아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정했더니 지금은 나름 잘 다니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가 학원에서 힘든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나한테 얘기한다. 그래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 미리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아이가 어떤 문제를 제기하든 일단 공감부터 하려고 한다. 그게 아이를 진짜로 도와주는 방법이라는 걸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까.